초하뮤지엄.넷 chohamuseum.net





    24절기 가운데 내일이 벌써 듣는 것만으로도 생소한 입추(入秋)이고, 모레가 한 해 가운데 가장 덥다는 말복(末伏)입니다. 한 낮에는 30도를 넘게 오르내려도 이 곳 중부지방의 이른 새벽과 해가 내려앉은 저녁으로는 제법 선선한 기운을 느낍니다. 심지어 한 밤 중에는 때이른 가을 기운마저 느껴지고, 생각은 한참을 앞서 성급하게도 낙엽 떨어지던 낭만과 추억 속으로 달려가기도 합니다.

     자물쇠로 문을 반드시 잠가야 하는 이유

   이 곳 "초하뮤지엄.넷 chohamuseum.net"을 우연한 기회에 들렀거나 거의 매일 찾아주시는 단골 독자들을 비롯하여,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들은 "을 왜 잠그십니까?" 질문하고 싶고 사실 궁금합니다. 오늘의 질문으로 던져 그 생각 함께 나눠보고 싶습니다.

   처음엔 그냥, "그렇군...." 하며 읽었는데, 오늘 읽은 탈무드의 글 한 꼭지가 자꾸만 뇌리를 맴돕니다. "정직한 사람들의 정직함을 위하여, 정직한 그들을 유혹하지 않기 위하여, 못된 유혹이 생기기 않도록 하기 위하여," 반드시 문을 잠글 필요가 있다는, 타인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는 그들의 가르침이 잠시 제 생각을 멈추게 했습니다. 더불어 저의 행실과 그동안의 습관들도 다시 돌아보게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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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너(Joseph Mallord William Turner, 영국, 1774-1851), 솔즈베리 대성당의 내부(Interior of Salisbury Cathedral), Watercolor on paper, 1802-1805, Public collection ⓒ 2008 Turner



사람들은 집을 비울 때

왜 자물쇠로 문을 잠그는 것일까요?

이것은 정직한 사람이 안으로 들어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왜냐하면 만일 나쁜 사람이 그 집에 들어가 물건을 훔치려고 한다면

 문이 잠겼던, 그렇지 않던 간에 집 안으로 들어갈 것입니다.

하지만 만일 문이 열려 있다면,

정직한 사람이라도

들어가고 싶은 유혹이 한번쯤은 생길지도 모릅니다.

그러므로 집을 비울 때나 차에서 내릴 때에 자물쇠로 문을 잠그는 것은

정직한 사람에게 못된 유혹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는 사람들을 유혹해서는 안됩니다.

러기 위해서 문을 꼭 잠글 필요가 있습니다. 

== 탈무드 가운데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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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너(Joseph Mallord William Turner, 영국, 1774-1851), 솔즈베리 대성당의 수도원(The Chapter House Salisbury Cathedral), Watercolor on paper, Public collecion ⓒ 2008 Turner



    매일 출근하고자 집을 나설 때면, 가장 먼저 열쇠를 챙겨야 하고, 또 꼭 문을 잠그게 됩니다. 열쇠를 챙길 때와, 또는 열쇠를 놓고 왔거나 잃어버렸을 때, 그래서 특히 몇 시간씩 집 앞에서 쭈그리고 앉아 귀가하는 다른 식구들을 기다려야 할 때마다 절실하게 느끼는 것인데, "참, 되게 귀찮다"는 생각이 매번 듭니다.

     타인을 먼저 생각하는, 타인을 향한 배려심

   도둑 없는 몇몇 시골 동네를 제외한다면, 아마 집을 비울 때 문을 잠그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물론, 요즘은 굳이 열쇠를 챙기지 않아도, 지문인식이나, 비밀 번호인식, 또는 전파인식 잠금장치를 이용하여 쉽게 집의 대문을 잠글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드나드는 모든 문이나 책상, 서랍장, 직장의 중요 문서와 서류보관함 등 중요한 모든 문을 다 그렇게 할 수 있는 형편은 아닙니다. 귀찮아도 어쩔 수 없이, 이런 주변 환경때문에라도 열쇠 꾸러미들을 반드시 챙기게 만듭니다.


   물론 저도 지금까지는 자물쇠를 챙기고, 문을 잠그는 행위를 귀찮다고만 생각했습니다. 또한 중요한 물건이나 서류, 책, 돈, 등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만 그 문을 잠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왠지 그 문과 함께 내 마음의 문도 잠가 버리게 되는 것 같아 기분도 썩- 좋지 않았던 게 사실입니다.

   그러던 제 생각이 탈무드의 위 가르침으로 달라졌습니다. 더불어 제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누군가는 유혹 받지나 않을까를 생각해봐야 하며, 본의 아니게라도 누군가를 유혹해서는 안된다는, 타인을 먼저 생각하는, 타인에 대한 배려심 깊은 그들의 가르침에 문을 잠그며 들던 괜한 자책감을 버릴 수 있었습니다.

   문을 잠그며 들던, 알 수 없던 마음의 무거움을 떨쳐버려도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공공기관의 퇴근 후 주차장이나 교회나 성당, 절과 같은 봉시기관의 굳게 잠긴 대문을 보며 들던 서운함이나 제 개인적인 씁쓸함도 이젠 다소 떨쳐버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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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너(Joseph Mallord William Turner, 영국, 1774-1851),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의 성 에라스무스(St. Erasmus in Bishop Islips Chapel, Westminster Abbey), Watercolor on paper, Public collection ⓒ 2008 Turner



   여름방학도 빠르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요즘은 무더위만큼이나 종일 맑고 쾌창한 날의 연속입니다. 말복인 주말을 앞둔 한 주일을 보내고 있는데, 아직도 피서 다녀오지 못한 분이 계시다면, 가까운 곳이라도 자연이 쉼쉬는 곳을 찾아 심신의 피로를 씻어버리시길 바랍니다~    

   오는 주말, 종로에서 저는 "블로그의 댓글과 의사소통"에 대한 주제로 서울의 모 대학 학생들과의 인터뷰(?) 약속이 잡혀 있습니다. 사실 부족한 글을 좋게 보아준 순수함과 그들의 열정에 넘어가 해버린 무모한 약속이었지만, 걱정이 더 큽니다. 이 한 주는 그 준비도 좀 해야할 것 같습니다.

   밑글 달아 안부 전해주신 분들을 대충 둘러보니, 오랜만에 뵙는 반가운 얼굴도 있고, 기다리고 있는데 아직 들르지 못하신 분도 계시네요. 매일 소통할 수는 없겠지만, 댓글을 통한 소소한 생각나눔은 매일매일 글을 올리게 만드는 제 에너지입니다. 각 누리방에 방문까지는 쉽지 않아도, 지금부터 밑글에 대한 답글로 인사 먼저 드려고, 그 뒤 최대한 신속하게 각 블로그로 찾아 뵈려고 합니다.


Posted by 초하(初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