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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쓰던 오래된 어떤 물건들이 재활용되기도 하는 것처럼, 우리 사람의 몸도 한번 쓰고 그 기력이 다하고 나면 다시 재활용된다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평소 우리는 그런 생각을 하지 못하고 살며, 쉽게 인식하지 못하고 삽니다.

   그런데  이런 인체가 기력을 다하고 숨을 다한 뒤, 그 재활용품처럼 우리 인체도 재활용되고 있는 현장을 소개한 책 한 권을 만났습니다. 즉 시체를 실험하는 현장 보고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죽음 이후의 새로운 삶'에 대한 재활용 현장을 소개한 책입니다.

     죽음 뒤의 시체 재활용 현장을 가다

   지은이 메리 로취(Mary Roach)는 '스푸크: 과학으로 풀어보는 영혼'과 '봉크: 성과 과학의 의미심장한 짝짓기'의 저자입니다. 저널리스트로서 '아웃사이더'와 '와이어드', '내셔널 지오그래픽', '뉴욕 타임스 매거진' 등 수많은 간행물에 기고해왔습니다.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 주 오클랜드에서 살고 있으며,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것을 좋아하는 그녀는 자신의 공간에서 멀리 떨어진 세계 곳곳, 미지의 장소를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남극을 세 번째 방문하고 난 뒤로 주변으로 눈을 돌려, '인체재활용'에서는 과학과 시체를, '스푸크'에서는 과학과 영혼을, '봉크'에서는 과학과 성을 취재하였습니다. 

   그녀의 관심은 우리의 삶 가운데 존재하는 틈새에 항상 위치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발적으로 기증된 시체, 가장 먼저 제1장, "낭비하기에 너무 아까운 머리 - 죽은 자를 상대로 하는 수술 연습"에서는 그 인체, 즉 바비큐용 닭 정도의 크기와 무게로 비교되는머리 시체의 머리를 가지고 어떻게 실험, 실습이 진행되는지, 마치 상품처럼 다뤄지고 있는 그 현장을 끔직할 만큼 담담하고 생생하게 묘사합니다.  

   제2장, "해부학의 범죄 - 인체 해부 초창기, 시체 들치기 등 지저분한 이야기"에서는, 영결식으로 시작된 2004년의 캘리포니아 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 실습실 학생들의 모습으로 시작합니다. 순수하게 자발적으로 진행된 행사는 아카펠라로 '당신의 삶'을 부르고 '베아트릭스 포터(Beatrix Potter'의 동화에서 오소리가 죽억가는 장면을 낭독했으며 데이지라는 여성이 해부 실습실의 시체에서 의과대학 학생으로 환생했다는 내용의 포크송을 연주하는 등 3시간 가까이 이어집니다. 

    시신을 일상적 상품과 너무나도 동일하게 취급해서 간혹 운송 과정에 상자가 뒤섞이기도 했다고 전하는데, '보따리 쌈꾼들'의 저자 제임스 무어스 볼은 실습실로 배달된 상자를 열었으나 시체 대신 ‘극상품 햄 하나, 커다란 치즈 한 덩이, 달걀 한 바구니, 커다란 털실 한 타래’를 발견하고 당황스러워 하는 해부학자의 이야기를 적고 있으며, 반대로 극상품 햄 하나, 커다란 치즈 한 덩이, 달걀 한 바구니, 커다란 털실 한 타래 대신 포장은 아주 잘 됐지만 완전히 죽어 있는 영국인을 발견한 사람의 경악과 낙담은 어떠했을까...

   제3장, "죽음 이후의 삶 - 인체의 부패와 그 대응법"에서 로취는, 시체가 그보다 훨씬 다양한 분야에 쓰이고 있음을 인지시킵니다. 솔직히 우아하고 명예스럽다기보다는 생각하기에 따라 역겹고 놀라운 일들에 쓰이고 있는데, 머리는 잘려져서 눈꺼풀을 뒤집거나 코를 세우는 것의 성형수술 연습용으로 쓰일 수 있고, 몸통은 잘려져 총탄 관통 실험에 응용될 수 있다고 보고합니다. 

   제4장, "죽은 자의 운전 - 충돌 실험용 인체 모형과 오싹하고 필수적인 과학"에서는, 시체가 방치되어 범죄사건 해결을 위한 부패실험에 이용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비행기나 건물 아래로 떨어뜨리는 낙하실험에 이용될 수도 있습니다. 또 자동차 충돌실험, 폭발실험에도 시체가 이용되며, 피부는 화상환자에게 이식될 수도 있지만, 요즘에는 주름살 제거나 남성 성기 확대에 이용되기도 한다고 밝힙니다.

   제5장, "블랙박스를 넘어 - 승객들의 시신이 추락 사고의 진실을 말해주어야 할 때"에서는, 믿지 못할 놀라운 이야기도 전합니다. 과거 중국에서는 시체를 약으로 먹었는데, 죽은 사람을 꿀에 절여 약으로 먹었으며, 더 놀라운 것은 죽을 사람이 죽기 전부터 약에 쓰이기 위해 꿀만 먹고 살며, 자신을 약으로 만들기 위한 준비를 했다고 전합니다. 

  

   제6장, "시체, 신고합니다! - 총알과 폭탄이라는 까다로운 윤리"에서는,  각종 병에 인간의 신체 부위가 약에 쓰이는 내용을 설명하면서 작가는  절대 걸려야 하지 말아야 할 병으로 간질이라고 소개합니다. 간질 치료제로는 인간 두개골, 말린 인간 심장, 인간 미라를 뭉친 알약, 사내아이의 오줌, 쥐, 거위, 말똥, 검투사의 따뜻한 피 등이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제7장, "성스러운 시체 - 십자가 실험"에서는, 영혼이 머리에 있느냐, 심장에 있느냐에 대한 논쟁으로 참수, 부활, 머리이식에 대한 내용을 다룹니다. 보통 서양에서는 뇌사를 인정하고 있지만, 심장이 뛴다면 다른 사람의 머리를 이식해서 살리는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합니다. 실제 원숭이 같은 동물실험을 하고 있고, 머지 않은 미래에 인간의 뇌이식 문제가 대두될 수도 있습니다.

   제8장, "내가 죽었는지 아는 법 - 심장이 뛰는 시체, 생매장, 영혼에 대한 추적
"에서 지은이 메리 로취는, 시체는 인간의 그 무엇도 아닌 이용해야 할 상품으로 분명하게 인식고 있다는 것입니다. 인간 미래를 위해 죽음 뒤의 시체를 이용하는 것만큼 효과적인 일은 없다고 강조합니다. 심지어 시체를 퇴비화해서 농작물의 비료로 사용하자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습니다.

   제9장, "머리 하나만 있으면 돼 - 참수, 부활,  머리 이식"에서 작가는, 죽음 뒤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죽음이 결코 지루하지 않다는 비평을 내놓습니다. 다소 경악스럽고 불경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과학의 발달과 더불어 도덕적, 종교적인 면에서의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제10장, "날 먹어봐 - 의료 목적의 식인 행위와 인육 만두"에서는, 이렇듯 시체의 응용 문제가 조금더 다양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한다면, 앞으로의 그 성장과 발전은 막을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더불어 시체 기증자가 줄어들지 않는 한, 더 다양한 방향으로 진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제11장, "불길 밖으로, 퇴비통 안으로 - 최후를 장식할 새로운 방법"에서는, 다만 사후 기증자의 경우, 자신이 사후에 어떤 목적으로 사용될지에 대해서는 고민해 보거나, 알고 있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기증자나 기증자 가족은 그 사체가 구체적으로 어디에 쓰이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머리가 잘려져 성형수술에 이용될지, 비행기에서 공중낙하에 이용될지 정도는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제12장, "저자의 유해 - 그녀는 어쩔 생각일까?"에서 지은이 로취는, 인간의 건강에 대한 연구를 각종 동물들을 많이 이용하는 것보다 결국 인간만큼의 확실한 결과를 얻어내지 못하기 때문에 사체를 통해서 어느정도 효과를 보는 것은 나쁘지 않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이 책을 읽다보면, 이런 그녀의 주장에 동조하게 만드는 책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기 좋아하는 저널리스트, 메리 로취가 죽음이나 섹스 같은 흥미로우면서도 선뜻 다가서기 힘든 기괴한 주제를 심도 있게 탐구해 유쾌한 필체로 풀어낸 과학 이야기책을 모두 정리합니다. 이 '인체재활용'에 대해 느낀 소감과 생각을 아래와 같이 5가지로 총정리합니다.

     죽음에 대한 메리 로취의 또다른 해석과 주장, 현실적 대안  

   첫째, 이 책은 미국에서 유명한 과학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지은이, 메리 로취가 죽음 이후의 세계, 곧 '시체'에 주목하여, 그 활용 범위와 내용을 다양한 시각에서 조명하고 보고한 '시체 실험에 관한 종합 보고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인간의 사체를 조금더 과학적, 실험적인 시각에서 바라보고 싶은 독자가 있다면, 읽어볼 것을 적극적으로 권하고 싶습니다.

   둘째, 이 책은 점점 나이를 먹고 인생의 깊이를 생각하게 될 즈음에 우리들의 육체에 대해 과학적, 철학적으로 되새기게 만드는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누구나 다소 부담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읽어볼 것을 추천합니다. 

   셋째, 책의 겉 모습은 반양장 표지이며, 길이도 360, 크기는 138×205mm로 가장 일반적인 형태의 보기 편한 책입니다. 그래서 내용과 분량은 다소 부담스럽지만, 무엇보다 그 내용이 더 신비롭고 경이로운 책이기 때문에, 일반인들도 부담없이 읽어볼 수 있는 책으로 추천할 수 있습니다.

   넷째, 이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며 오타는 발견되지 않았고, 어법이나 어순, 띄어 쓰기가 잘못된 부분도 다행히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올 해 2010년 4월 26일에 초판 1쇄로 발행된 최근의 신간입니다.  도서출판, '세계사'의 이런 출간 준비와 수정, 편집, 관리 대체로 완벽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다섯째, 이처럼 시체는 해부학 실습뿐만 아니라 수술 연습용이나 과학 실험용으로 사용되기도 하고, 뇌사자의 시체는 다른 사람들을 살리는 장기로 이용되기도 합니다. 또한 표본이 되어 교육용 자료가 되기도 하며, 마지막으로 퇴비가 되어 다시 땅으로 돌아가기도 합니다. 지은이 메리 로취는 이 책을 덮을 때쯤 독자들도 죽음과 사체에 대한 생각이 변화되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기를 바라며 정리합니다

    그러므로 이 책은 공생을 꿈꾸며 지구에 사는 모든 사람들과 죽음 후의 사체에 관심이 있는 모든 분들께 추천할 수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관심있는 분들 모두에게 좋은 책으로 추천하며, 이 '인체 재활용'에 대한 독서 후기를 모두 갈무리합니다.

   환절기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건강에 더 유의하시고, 이 곳을 드나드는 분들 모두 계절의 여왕 5월에 좋은 일들만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저를 위한 기도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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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하(初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