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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삼스럽게 생각해보면,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이렇게까지 비가 적게 내리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해서 집에는 거의 항상 식구 수대로 우산을 따로 챙겨두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무겁고 큰 우산이라도 생기면, 남동생들이 먼저 달라고 하고 좋아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들어선 언젠가부터인지 잘 모르겠지만, 그렇게 우산을 챙기는 일이 거의 없어졌습니다. 또 실제로 소지하기에 좋은 아주 작은 우산, 3단으로 접기에 좋은 우산, 손잡이를 누르기만 하면 잘 펼쳐지는 자동 우산, 등 골고루 챙겨 놓았다고 해도, 비오는 날도 별로 없어졌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우산을 들고 다니는 일이 거의 없어졌음을 새삼스럽게 느끼고 있습니다.

   비올 때마다 들고 다녀야 하고, 그러다가 자주 잃어버리고 안타까워하곤 하던 번거로운 일이 없어져서 좋아하였습니다. 그런 사이에 건조주의보와 가뭄 소식이 늘었고, 마음 씁쓸하고 가슴 아픈 사연들을 자주 접하게 되었습니다. 평소에는 읖조리기만 할 뿐이지만, 구별하여 생활하는 날을 맞아 이 작은 한반도와 온 누리에 그리스도의 평화가 번져가길 간절히 빕니다.

     보고만 있어도 미소짓게 만드는 종교 그림 2 점

   이 앞에서 종교그림으로 "십자가의 그리스도"와 관련한 작품도 많이 소개했습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는 한스 발둥 그리인(Hans Baldung-Grien, 독일, 1484-1545)목판 그림함께 감상했었습니다. 오늘은 그 한스 발둥-그리인의 또 다른 그림으로 "마리아와 아기 예수"와 관련한 평화롭고 따듯한 그림 2 점을 나누고 함께 감상해보려고 합니다.

 
   아래 한스 발둥-그리인의 그림은 "Art Renewal Center"에서 도움받아 실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약력과 소개 글은 브리태니커사전과 "Olga's Gallery",  "WGA", 그리고 "Webmuseum"의 소개 내용을 번역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발둥-그리인에 대한 자세한 소개와 약력은 이 앞에서 "십자가" 관련 그림으로 소개한 그 글을 참조하시길 바랍니다.
 
   우리에게는 널리 알려져 있지 않지만, 북부 르네상스 미술을 꽃피웠던 화가 가운데 한 사람이 바로 한스 발둥-그리인입니다. 화가이자 목판화가, 도서 제조업자, 그래픽 디자이너, 스테인드글라스(stained glass) 아티스트이기도 했습니다. 앞에서 소개했던 것처럼, 그의 작품은 종교화를 비롯하여 초상화에서 태피스트리(tapestries)와 스테인드글라스(stained glass) 도안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고 무척 다양합니다.

   그는 1484년 독일의 쉬바비쉬 그뮌트(Schwäbisch-Gmünd)에서 태어났습니다. 누렘베르그(Nuremberg)에서 알브레히트 뒤러(Albrecht Durer, 독일, 르네상스 시대의 가장 위대한 화가)의 제자로 미술교육을 받았으므로 초기작품에 그의 영향이 뚜렷이 보입니다. 그러나 악마적인 활력을 지닌 후기 양식은 오히려 마티아스 그뤼네발트(Matthias Grünewald, 독일, 1470-1528) 더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쿠르츠(Don Kurtz)가 제공한 한스 발둥-그리인의 초상 그림

   이 전에 소개했던 것처럼,
생기넘치는 그의 소묘와 동판화, 목판화 등도 오늘날까지 적쟎이 전해지고 있으므로, 오늘 아래 그림들과 같은 그의 회화에 못지 않게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의 판화 작품에는 '죽음의 무도', '죽음과 소녀'라는 주제가 빈번하게 등장할 만큼 악마적인 요소들이 강하게 표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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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독일의 스트라스부르그(Strasburg)에서 주로 활동하였습니다. 1512년에서 1517년까지 독일의 프라이부르크 임 브라이스가우(Freiburg-im-Breisgau)에서 살면서 가장 유명한 회화작품으로 그 곳 대성당(Freiburg Cathedral)에 있는 중앙제단 그림을 남겼습니다. 이것은 성가대석 스테인드글라스의 도안으로도 사용되었습니다.

   또한 옆 그림에서 보시는 것처럼, 종교개혁의 초기 지지자로서 마르틴 루터가 비둘기 형상을 한 성령의 보호를 받는 내용을 담고 있는 목판화를 제작하기도 하였습니다. 1510년 즈음에 그뤼네발트가 청탁받았던 "성모 마리아의 수락(Assumption of the Virgin)"이란 그림이 뒤러에 의해 완성되기도 하였습니다.

마틴 루터 킹의 초상 그림(Portrait of Martin Luther), 1521, Woodcut

  
발둥-그리인은 스트라스부르 시의회 의원이었으며 주교관구의 공식적인 전속화가로도 활동하였습니다. 그러던 1545년, 그의 생애 대부분을 보냈던 스트라스부르그(Strasburg)에서 생을 마감합니다. 그의 작품들은 현재 엘자흐 교회와 바젤, 카를스루에, 쾰른, 프라이부르크, 뉘른베르크 등지의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 방 안의 동정녀 마리아와 아기 예수(Virgin And Child In A Room), 1516, Oil on Wood, Germanisches Nationalmuseum, Nuremberg, Germany


     포도덩굴에 둘러싸인 동정녀 마리아와 아기 예수(Virgin Of The Vine Trellis, Oil on panel, Museum de l'Oeuvre de Notre Dame, Strasbourg


   오늘의 이 두 그림은 한스 발둥-그리인의 후기 양식의 작품들로, 다소 어두운 요소들이 가미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오늘 소개한 위 성모(동정녀) 마리아의 그림들은 주변의 실내 정경과 인물, 그리고 빛과 색채를 고요함과 결합시켰다는 평가와 함께 주목받고 있는 그림입니다.

   마치 부드러운 필터나 장치로 촬영을 하거나 인화, 확대 과정에서 수정을 한 사진 작품과도 같이, 부드러운 붓질의 느낌이 살아 있습니다. 특히  검붉은 색채를 활용하여 더 은은하고 자애로운 분위기를 강조한 작품입니다.

     후기 양식의 어두운 분위기가 잘 드러난 작품들

   그래서 발둥이 표현하고자 했던 사랑과 평화가 담긴 정취가 자연스럽게 번져 오릅니다. 반면에 이와는 대조적으로 뒷 배경의 커튼과 포도 덩굴에 자리잡고 있는 아기 천사들의 모습과 분위기는 다소 암울한 느낌이 강조되어 있습니다.

   또한 동정녀 마리아와 그의 아기 예수, 그리고 천사들까지도 그 얼굴을 보면 이런 어두운 분위기가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전체적으로 주인공들의 무표정한 모습과 검정 계열의 어두운 채색이 어우러져서, 매우 부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작품입니다.

   이 앞에서 감상한 젠틸레스키(Orazio Gentleschi, 이탈리아, 1563-1639) 종교그림은 아름답고 정결한 분위기가 특징이고, 블로히(Carl Heinrich Bloch, 덴마크, 1834–1890)그림은 소박하고 서민적인 정서를 강조하고 있으며, 카라바조(Michelangelo Merisi da Caravaggio, 이탈리아, 1573-1610)의 "아기예수" 관련 종교그림은 시적 사실주의 화풍으로 일상을 실감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또한
렘브란트(Harmenszoon van Rijn Rembrandt, 네덜란드, 1606-1669)종교그림은 그리스도의 영혼과 종교적 권능을 감지할 수 있는 빛의 처리기법을 실감할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반면에 오늘 감상한 발둥의 위 종교그림은 감상하는 독자(관객)로 하여금 사랑 가득, 따듯한 분위기에 감싸인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그리스도가 태어난 시대적 상황이나 장소적 배경, 또는 낮고 비천한 모습으로 태어난 역사적 평가가 어찌 되었던, 그의 가족과 특히 동정녀 마리아의 축복과 사랑 속에 태어난 어린 아기의 모습은 더없이 평화로워 보입니다. 아기 예수를 축복하고 기뻐하는 아기천사들의 모습도 무척 고요하고 귀엽고 사랑스럽습니다.


  이상으로 종교그림과 관련해서 오랜만에 올리는 글인 것 같습니다. 이 외에도 준비하고 있는 화가들과 그림들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쉽게 정리가 될 수 있을지는 자신이 없으나 저 자신에게 기대해보려고 합니다.

   한스 발둥-그리인이 위 그림에 담고자 했던 그 뜻깊은 사랑과 평화가 오늘 하루도 이 곳, 제 초하뮤지엄.넷 chohamuseum.net을 방문하는 모든 분들께도 가득하길 바랍니다. 또한 온누리 땅 끝까지, 영원히 따듯하게 번져나가길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Posted by 초하(初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