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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월 들어서면서 기쁜 마음으로 "봄 맞이 대청소"를 했습니다. 그래서 비좁은 제 방도 넓혔고, 해 묵었던 물건들도 들어내었으며, 내 마음에도 봄바람을 불러들였습니다.

   그런데 봄 빛을 질투라도 하는 듯, 오늘 이른 새벽부터 흩날리던 눈발이 오전 내내 온 대지를 적셨습니다. 거기에 반갑지 않은 황사의 흔적도 보였습니다. 그래서 창문을 열어놓기도 어려워졌고, 많은 분들의 바깥 출입도 어려워졌습니다.

      하늘 풍경을 주제로한 그림들

   지난 주말부터 이따금씩 가랑비도 지나갔습니다. 그 뒤로는 하늘이 종종 흐리는가 싶더니, 어느새 그랬냐는 듯 그 하늘이 또 맑습니다. 이렇게 쉽게 변하는 변덕스러운 자연을 요즘 봄 하늘에서 자주 봅니다. 그래서 요즈음은 습관처럼 드넓은 하늘풍경을 자주 올려다 보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오늘 감상할 그림의 하늘 풍경들이 꼭 요즈음의 우리 하늘풍경 같습니다. 오늘도 하늘을 올려다 보니 요하네스 얀 베르메르(Johannes Jan Vermeer, 네덜란드, 1632 ~ 1675)의 아래 그림과 영락없습니다. 그러다가는 또 반 린 렘브란트(Rembrandt Harmenszoon van Rijn, 네덜란드, 1606-1669)의 폭풍우 몰아치는 풍경이 되기도 하고, 어느새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 모네의 폭풍 같기도 합니다.

   오늘 소개하는 아래 베르메르의 그림과 글은 "브리태니커백과사전"과 "천년의 그림여행(스테파노 추피 지음, 예경)", "Essential Vermeer(
http://essentialvermeer.20m.com)", "About Vermeer Art (http://www.about-vermeer-art.com/vermeer/index.html)"을, 렘브란트에 대해 앞붙인 약력과 자화상, 그림은 "브리태니커백과사전"과 "천년의 그림여행", "Web Gallery of Art(http://www.wga.hu)", "ARC(http://www.artrenewal.org)", "가톨릭마당(http://www.pauline.or.kr)"을, 그리고 모네의 그림과 약력, 그 설명은 "브리태니커사전"과 "Claud Monet Life and Art(http://www.intermonet.com)", "Monet Cyber Gallery(http://www.monet.pe.kr)"를 참고하였으며, 영문을 발췌, 번역, 정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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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델프트의 풍경(View of Delft), 1659-60, Oil on canvas, 98,5 x 117,5 cm, Mauritshuis, The Hague
ⓒ 2008 Vermeer



   위 그림의 작가
베르메르는 옆 소녀의 그림으로 앞에서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대중적인 화가는 아니지만 애호가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으며, 17세기 북구 유럽화단을 대표하는 네덜란드의 사실주의 화가입니다. 빛으로 그려낸 일상이 영혼을 그려낸 것처럼 평화롭다하여 "빛의 화가"로 평가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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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on Kurtz가 제공한 베르메르의 초상화

   베르메르는 1632년에 네덜란드의 델프트(Delft)에서 화가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1655년에 화가였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에야 그 직업을 계승하였습니다.

   1653년에 델프트의 화가협회에도 등록하여 활동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의 짧은 생애를 델프트에서 보내면서 마을 여인숙의 주인이자 미술상으로 일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으므로 그리 많은 그림을 남기지는 못했습니다.

   현존하는 작품은 많지 않으며 겨우 40여 점 정도입니다. 거의 소품들로서 한 두 사람의 가정생활과 일상의 실내풍경을 주제로 한 그림이 대부분입니다. 오늘의 그림을 포함하여 몇 점의 풍경화도 볼 수 있으며, 종교를 제재로 한 초기 작품과 매우 정교하며 생생하게 담아낸 초상화, 정물화도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야기와 추억까지 그려넣은 베르메르의 하늘풍경

   위 델프트의 풍경그림은 베르메르의 많은 실내 그림들보다도 더 널리 알려져 있으며,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더욱 유명한 작품입니다. 그의 고향을 그린 이 풍경그림이 계기가 되어 일반대중에게도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역사적 중심지였던 이 델프트 풍경은 성벽 밖, 운하 건너편 자리에서 그린 것입니다. 실제 건축물 가운데 몇몇 건물 만을 기록하였으며, 배경의 2/3를 하늘로 넓고 시원하게 배치하였습니다. 그래서 현실과 과거에 대한 환상, 델프트에 대한 애정과 자유로운 기억을 뒤섞어 표현하고 있습니다.

    아래 전경으로 밝게 채색한 강가와 몇 척의 배와 운하, 고풍스러운 건물과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는 하늘이 시적인 정취를 느끼게 합니다. 그리고 얘기 나누고 있는 앞 쪽 두 명과 네 명으로 무리진 사람들의 모습이 위 하늘 풍경에 많은 이야기와 사연까지 함께 불어넣었습니다.

   베르메르의 그림 대부분이 빛을 주제로 한 양식화된 실내그림들입니다. 그런 것에 비하면 위 하늘 풍경은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풍경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베르메르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그 시대의 더 많은 이야기들과 자유로운 추억까지 상상하여 떠올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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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풍우 몰아치는 풍경(Stormy Landscape), 1638, Oil on wood, 52 x 72 cm, Herzog Anton-Ulrich-Museum, Braunschweig
ⓒ 2008 Rembrandt



   위 그림을 그린 작가 렘브란트도 '돌아온 탕자'와 '다윗왕의 간음'이란 작품을 이미 앞에서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그의 그림과 그가 직접 그린 자화상에는 렘브란트의 인생역정이 그대로 담겨져 있습니다. 초기의 이 자화상 작품은 빛을 빨아들이는 두껍고 무거운 후기의 붓질에 비해 반사된 빛을 놀랍도록 작고 정확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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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렘브란트는 바로크 시대와 17세기 유럽 회화사상을 대표하는 대중적인 화가입니다. 1606년 7월 15일 조이트홀라드주 레이덴에서 제분업자(방앗간)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어릴 때부터 미술에 소질을 보였으며 1632년 암스테르담에 정착하면서 명성이 점차 높아졌습니다. 더불어 경제력도 갖게 되었으며 아내와의 결혼생활도 가장 행복한 시기였습니다.

   그러나 아내의 사망과 파산선고의 위기를 겪었는데, 1668년 사랑하는 아들 디도(Titus)가 죽음과 더불어 그의 말년으로 접어든 작품들은 매우 인간적이면서도 심오한 감정을 담아내게 됩니다. 그의 모든 작품의 특징은 색이나 모양이 모두 빛으로 표현되었으며, 명암이야말로 생명을 불어넣는 흐름입니다.

▲ 렘브란트의 젊은 날의 자화상, 1634, Galleria degli Uffizi, Florence
ⓒ 2008 Rembrandt


   렘브란트는 유화 약 600점, 에칭 300여 점, 소묘 천여 점 등 많은 작품을 제작한 화가입니다. 종교화, 신화화, 초상화, 풍경화, 풍속화, 정물화 등 모든 종류를 포함하는 다양한 작품이 지금까지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감상하는 위 작품처럼 빛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종교적 정감과 인간심리의 깊이까지 표현하고 있습니다.

     종교적 경건함과 인간심리까지 담아낸 렘브란트의 하늘풍경

   렘브란트는 1930년 중반 후부터 풍경그림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현존하는 그의 풍경화는 넓은 계곡이나 산맥, 거대한 나무, 환상적인 건물이나 폐허가 된 옛터를 그리고 있습니다. 그런 특징을 바로 이 폭풍이 몰아치는 풍경에서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이 그림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넓은 계곡이 있는 어느 높은 언덕에서 아래로 내려다보고 그린 그림입니다. 폭풍이 몰려오는 구름과 계곡의 주변이 하나가 된 듯한 풍경입니다.

   구름 사이로 비치는 밝은 언덕을 제외하고는 폭풍을 몰고오는 검은 구름으로 온통 휩싸여 있습니다. 금방이라도 빗방울이 떨어질 듯 매우 극적인 상황입니다. 따듯한 빛이 구름 사이로 스며드는 반면에 암흑이 땅에 가득차 있어 종교적인 감정을 이입시켰습니다.

   세밀하게 살펴보면 어느 특정 대상이나 사물이 하나의 선으로 분명하게 표현되어 있지 않습니다. 또한 구름이나 계곡의 흐름 등 무엇 하나 정확하고 사실적이지 않습니다.

   게다가 명암을 배합한 극적인 효과는 기상상태를 보여주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절제된 색체를 사용하였으며 황금빛 노란색과 갈색의 빛을 대비시켜 표현함으로써, 하늘과 땅의 신비한 힘을 풍부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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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풍우 몰려오는 풍경(Landscape With Thunderstorm), Oil on canvas, Private collection
  ⓒ 2008 Monet



   인상주의 화가인 모네의 작품들도 '바다가 보이는 교회'와 내 생애 꼭 한번 가보고 싶은  '아르장퇴유, 지베르니 모네의 정원'으로 이미 앞에서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모네는 순간 순간 변화하는 빛의 흐름을 일순간에 포착해 캔버스 위에 옮겨내고자 노력했던 화가입니다.

   희뿌연 아침 안개와 빛으로 물드는 일출의 바다, 은비늘처럼 빛에 반짝이는 포플러나무, 정원에 있는 연못의 수련 등, 야외에 펼쳐진 풍경의 빛, 색체, 대기를 표현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그러므로 그를 '인상주의의 아버지'라 부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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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네는 1840년, 파리의 류라피테(rue Laffitte)에서 태어나 소년시절을 르아브르(Le Havre)에서 보냈습니다. 또한 그곳에서 화가 부댕(Boudin, 프랑스, 1824-1898)을 만나, 외광(外光)묘사에 대한 초보적인 화법을 배웠습니다.

   초기에는 쿠르베(Gustave Courbet, 프랑스, 1819-1877)와 마네(Edouard Manet, 프랑스, 1832-1883)의 영향을 받아 인물화를 그렸습니다. 그러나 점차 물감과 캔버스, 이젤을 들고 밝은 야외와 생생한 현장에 직접 나가서 그림을 그렸으며, 넓은 풍경으로 관심을 돌리게 됩니다.

▲ 모네의 베레모를 쓴 자화상, 1886
ⓒ 2008 Monet


   1870~1871년에 런던에 머물렀으며 그 이후에는 파리 북부 아르장퇴유(Argenteuil)와 베퇴유(Vetheuil)에서 살았습니다. 인상주의 화가들이 해체되자 1883년에 고향인 노르망디의 지베르니(Geverny)에 정착했으며, 만년에는 눈병을 앓다가 1926년 86세의 나이로 이 곳 지르베니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자연의 생생한 현장감까지 화폭에 담아낸 모네의 하늘풍경

   모네의 작품 대부분은 위의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외광을 받은 자연의 표정을 어두운 색감 위에 밝은 색체를 사용하여 효과적으로 구사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팔레트 위에서 물감을 섞지 않는 대신 '색조의 분할'이나 '원색의 배열'을 적절히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인상파의 전형적인 기법은 모네가 새로 개척한 것입니다. 색체의 효과와 빛의 굴절에 주목하여 윤곽선이 점차 사라졌음을 위 그림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 모네 고유의 화법을 통하여 자연의 생동하는 느낌과 현장감을 화폭 전체에 풍부하게 표현했습니다. 폭풍을 동반한 빗방울이 지금 막 떨어지기 시작한 풍경과 그 느낌을 유감없이 발휘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자연을 감싸고 있는 대기의 미묘한 기운과 공기의 흐름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빛을 받아 변화하는 풍경의 순간적인 분위기나 그 느낌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폭풍에 흔들리는 나무나 출렁이는 물결, 그 물에 비친 검푸른 구름이 지금도 매우 빠르게 흘러가고 있는 듯 보입니다. 그래서 그 다음 순간과 그 벌어진 상황이나 느낌을 충분히 연상할 수 있습니다. 높은 교회나 집 벽의 흰 건물을 제외하고는 모두 검푸른 채색이어서 매우 인상적입니다.


     다양한 표정과 성격을 보여주는 구름과 하늘풍경들

   이상으로 지금까지 시대를 초월하여 광활한 공간의 하늘과 폭풍우가 몰아칠 하늘, 그리고 비오기 직전의 풍경을 위 유명한 세 화가들의 세 그림으로 비교하여 감상하였습니다. 사실적이면서도 드넓고 환상적인 느낌의 베르메르의 하늘과 빛과 명암으로 주무른 듯 경건하고 고요한 느낌의 렘브란트의 하늘, 그리고 살아 움직이는 듯 요동치고 있는 모네의 하늘을 통해 시간여행을 하였습니다.

   이렇듯 자연의 다양한 표정과 정취를 베르메르와 렘브란트, 그리고 모네를 통해 실감나게 느낀 후, 오늘날 우리의 하늘을 올려다 봅니다. 하늘 풍경을 통하여 위 세 화가의 이야기를 들어서인지 어제와는 다르게 오늘의 하늘은 마치 살아서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또한 마치 그림 속에 들어갔다가 나온 것처럼, 대기의 느낌들이 생생하고 실감나게 느껴집니다.

   비내리기 직전의 구름들도 다양한 성격을 갖고 있음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메르메르의 구름처럼 시원하고 풍요롭게 느껴지기도 하며, 렘브란트의 구름처럼 부드럽고 경건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또한 모네의 구름은 화면 가득 생동하는 것처럼 인상적으로 표현되어 어두우면서도 밝은 자연의 양면성을 생각하게 합니다.

** 관련글 보기 :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 베르메르
                                "
돌아온 탕자를 품에 안은 나의 아버지" - 렘브란트
                                "다윗 왕의 간음과 우리아 장군의 죽음" - 렘브란트(1606-1669)


Posted by 초하(初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