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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고 또 아픕니다. 슬프고 또 슬픕니다.
답답하고 또 답답합니다. 그립고 또 그립습니다. 가슴에 사무치도록 그립고 또 그리울 가족들의 애절함은 도저히 가늠조차 되지 않습니다. 아마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할 것입니다.

   바닷속에서 그 젊은 이들의 숨이 끊어질 동안, 제대로 된 상황 파악이나 구체적인 구조 계획조차 내놓지 못하는 정부와 군 당국의 모습과 그 현실이, 바로 우리의 현재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그 젊은 목숨이 끊어질 동안, 거짓말이라고 밖에는 믿을 수가 없는 해명과 발표에 말도 못하고 가슴을 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무치고 사무칠 그리움도 바닷속에 묻어버리다

   그런데도 눈에 훤하게 보이는 것을 숨기고 또 숨기고, 거짓말로 덮고 또 덮는 모습에 참 가슴이 아프고 답답하기만 했습니다. 심지어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 올라, 제대로 생각하다가는 뒤로 넘어갈 것 같습니다. 실제로 제가 그 어둠 속에 방치된 실종자의 가족이었다면, 저는 아마도 숨이 '꼴까닥' 넘어갔을 것 같았습니다.

                  ▲ 또 아픕니다..., 2010, 04, 01  ⓒ 2010  이철수 그림 엽서


   제대로 된 발표나 대책, 구조 절차가 나오지 않으니, 화만 치밀어 올랐습니다. 제대로 취재하지 못하는 관련 보도조차 듣고 싶지 않았고, 야속하기만 했습니다. 그냥 흔한 죽음이라고 치부해버리는 정부의 태도와 시퍼렇게 얼어버렸을 굷은 꽃송이들에 아프고 또 아픕니다.

   그 깊고 어두운 바다에서, 그 차갑고 시린 바닥에서 닻을 내린 듯 고정된 채, 구조만을 기다렸을 굶은 꽃송이들에게 미안하고 또 미안합니다. 빛도 열기도 없는 그 어둠 속에서 얼어버린 듯, 차갑고 싸늘하게 식어갔을 굷은 꽃송이들에게 죄송하고 또 죄송합니다.

   이렇게 밖에 안되는 이따위의 모습과 이런 나라에서 군 생활을 하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그 귀한 목숨을 이렇게 쉽게 바치라고 강요하는 한심하고 철없는 이런 나라에 태어나게 만들었기 때문에 미안하고 또 미안하고, 죄송하고 또 죄송합니다.

                ▲ 깊고 어두운 바다에서..., 2010, 03, 29  ⓒ 2010  이철수 그림 엽서


   그 가족들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을가요? 날벼락에라도 맞은 듯 얼마나 놀랍고 황당했을가요? 애써 담담하려 억누르는 어머니의 그 비통함을 어찌 다 헤아릴 수 있을가요?

   그런 부모의 마음이 되어 동료와 후배들을 구하고자 차가운 바닷 속으로 뛰어들었던 숭고한 열정을 어찌 다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으리오. 우리가 정부에 요구하고 싶은, 제 목숨보다 더 소중하게 여기는 태도라도 보여 달라는 요구를 자신들이 온전히 감당하려던 그 숭고한 정신을 어찌 다 이해했다고 말할 수 있으리오.

   이제는 더 이상 희망도 없어 보입니다. 이제는 더 이상 희망이 없습니다. 더 이상 기대를 못하겠습니다. 더 이상 기대하지 않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기대할 수가 없습니다.... 음.

   시린 어둠 속에서 가족들을 그리워하고 목말라 하면서 떠났을 그 영혼들을 위해 명복을 빕니다. 닻처럼 오래오래 거기 머물러 있는 굵은 꽃송이들이 아깝고 또 아깝습니다. 얼어 있을 죄없는 젊은 영혼들이 이제는 자유로워지길, 그 순수한 영혼들이 이제 영원히 평안하게 잠드시길 기원합니다!


Posted by 초하(初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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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죄책감에 저역시 몹시 견디기 힙듭니다.
    아마 그들을 곧 잊게 되겠지요.
    그 사실을 알기에 더 더욱......

    • 괴롭고 괴로워서... 저도 양심 고백한 겁니다... (먼산)
      아마 올래도록 잊기 어려울 겁니다.

      그나저나 이전한 누리방은 잘 정비되고 있는지, 놀러가야 하는데요. 곧 찾아가겠습니다~~ ㅎㅎ

  2.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돌아가신 분도, 구하려다 죽은 분도...

  3. 군대를 갔다온 저의 경험상 군대는 보안 이라는 이름으로 너무
    많은 것을 숨기고 싶어 합니다
    많은 유가족들은 진실만을 알고 싶을텐데..
    저도 너무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이제 인생의 아름다움을 경험 해야할 꽃다울 나이에
    그들에게 주어진 무게가 꼭 제가 준 무게 같아 너무 안타깝습니다..

    • 이번 하는 일과 처리 과정을 보면서, 미숙한 정부, 미숙한 군대라고 밖에는 더 할 말도, 믿음도 가지 않았습니다. 실종 유가족도, 국민도 그저 진실이라도 좀 알고 싶을 뿐인데, 왜 그리 숨기고 거짓말하기에 급급한지... 참 안타까운 우리들의 현실....

      그래서 마음이 너무도 아프고 또 아픕니다.
      그 꺾여진 굵은 꽃송이들을 생각하면, 슬프고 또 슬픕니다.

  4. 등뒤에 뭘 숨기고 아닌 척을 해도 눈치를 채는 마당에 하물며...
    그래서 더 화가 치밀고 열불이 납니다.

    • ㅎㅎ 나무님, 정말 오랜만이십니다.
      이런 나라를 믿고 젊은 청춘들을 보내야 하는 부모들의 심정이 어떨가 싶은 것이... 도저히 그냥 묵인할 수가 없었답니다. 쩝 (먼산)

  5. 윗사람들은 문책 당하지 않을까 급급하는 모습이고
    정작 제대로 된 대책은 나오지도 않고...
    정말 답답할 따름입니다

    • 우리가 어쩌다가 이렇게까지 되었을가요...
      잘못을 한 게 있다면, 당연히 책임을 지어야 마음도 후련하고 인생도 떳떳하지 않을가요....

      '비상대책 해결 능력' 부재. '사건 해결 의지' 부족!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요, 곧 우리의 모습입니다.

  6. 그래서 마음이 더 아픕니다.

    보안이라는 이유.... 참으로 어려운거 같아요

  7. 보내드려야지요.. 가셨는데 보내드려야지요..
    다만, 잊지 않아야겠지요..

  8. 비밀댓글입니다

  9. 뭐라 말할 수 없이 아프고, 슬픕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알 수 없는 '국민'이어서 더더욱 그렇습니다.

    관련 글 적어둔 것이 있어, 트랙백 걸고 갑니다.

    • 잡학소식님 말씀처럼, 이런 나라의 국민이라는 것이 이렇게 무력하게 느껴질 수가 없고, 참담하기만 합니다.

      좋은 글 엮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0. 한가닥 희망으로 기다렸던 낭보는 들리지않고 슬픔만이 전해지네요
    자잘못을 가려 앞으로는 일어나지 않아야되겠지요.
    하지만 지금..홀로 떠나보낸 아들, 아빠를 위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살펴보려는 기력도 남지 않았을 가족의 슬픔이 느껴지네요

    • 함차님 말씀처럼,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그 가족들의 슬픔을 어찌 가늠이나 할 수 있겠어요...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11. 편히들 잠드시길 기원합니다.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12. 칠흙같이 어두운 밤.. 어두운 군의 숨김..덮으려는.. 의문..이네요..

  13. ㅠㅠ 슬픕니다.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14. 마음이 안좋기는 누구나 마찬가지 인거 같네요 ...
    늦은시간 잠시 얼굴 비추고 갑니다.

  15. 안타깝지요.. 참으로..
    그 젊은이들이 도대체 무슨 잘못을 했다고...
    슬프기가 그지없습니다..

    • 2proo님 정말 오랜만이십니다. 반가워요~~

      그들에게는 달리 드릴 위로의 말도 없지만...이렇게라도 슬픔을 함께 나눌 수 있어 다행입니다.
      부디 평안히 잠드시길..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16. 안녕하세요.오랜만입니다. 그동안 포터블 카페에 신경쓰느라 블로그를 한참을 못했습니다.
    역시 초하님한테 오니까 감상에 살짝 젖는군요.ㅎㅎㅎㅎ
    음~~~

    게중에 제목이 독특해서 이글을 보게됐습니다.블로그는 자주 못해도 rss로 좋은글은 매번 잘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