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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월 들어 시작한 첫 주도 중간을 넘어섰습니다. 이번 주가 개강한 첫 주이기 때문에 교내 강의실을 찾아 돌아다니는 신입생들의 종종거리는 발걸음이 귀엽고, 조잘거리는 수다들도 생기가 넘쳐나서 보기 좋습니다.

   요즈음 저는 새로 시작한 업무 관계로, 일주일이 멀다하고 살이 더 빠졌다는 소릴 듣습니다. 부모님과 걱정해주시는 주변 어른들의 걱정이 죄송스럽지만, 그래서 하루하루 버겁기도 하고, 매일매일이 새롭기도 하답니다.

      날 흐린 날이면 더욱 그리워지는 흑백사진들

   최근 들어 바쁘다는 핑계로 잘 찾아뵙지는 못하고 있지만, 이웃 지기님들 모두,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시지요? 가끔씩 반갑고 고마운 댓글들만 확인하고 있습니다.

   강원 영동지방으로 눈 소식이 있어서인지 여기 중부지방도 흐리곤 하더니, 요즘들어 부쩍 변덕스런 날씨가 이어집니다. 회색빛 하늘이 차갑고 묵묵합니다. 마음까지 차분히 가라앉게 말들기도 합니다.


   이런 날에 저는 꼭 흑백 사진들이 보고 싶어진답니다. 재미있기도 하고 사람 냄새가 나는 사진을 함께 감상하려고 합니다. 아주 오래되어 풋풋한 묵은 향기가 폴폴 나지만 무척 아름다운 사진 한 점을 소개합니다. "asianart.com" 에서 소개하고 있는 아시아의 오래된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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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기 잡는 안다만섬 사람들(Andaman Islanders Fishing), 1870, 작자 미상

 
   묵은 향내나는 이 멋진 사진의 작가는 안타깝게도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위 사진의 제목은 "고기 잡는 안다만섬 사람들(Andaman Islanders Fishing)"입니다.

    가눔님의 열정과 정성으로 "안다만(andaman)"에 대한 보춛 설명을 붙여 넣습니다. 저도 검색을 통해 알아보니, "인도의 동쪽, 벵골 만 동부에 있는 섬들"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곳은 몇 주 전에 소개했던 말레이시아 페낭의 거리 사진과도 관련이 있으며, 그 곳과 가까운 지역이기도 합니다.

    말라카 해협, 인도양의 안다만 해에 위치한 안다만섬 사람들

   우리가 알고 있는 말라카해협(Malacca 海峽)은 말레이 반도와 수마트라 섬 사이에 있으며, 남 중국해와 인도양의 안다만 해(Andaman 海)를 잇는 해협입니다. 동서 교통에서 중요한 곳이며, 말레이시아의 페낭, 말라카, 싱가포르 따위의 항구들이 이 해협에 위치합니다.

   안다만 제도의 면적은 8,300㎢으로, 작은 섬나라입니다. 사진으로 보기에도 키가 무척 작아보이는 것처럼, 이 지역 원주민들은 안다만 제도에 사는 니그리토계의 왜소한 흑인종들입니다. 아프리카의 피그미와 형질이 유사하며, 이 곳 원주민들은 원시적인 채집과 수렵, 어로에 종사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위 사진의 낚시하는 모습이 일상인 양, 직업인 양, 무척 자연스러운 동작입니다. 위 섬주민들과는 달리, 이 제도는 농업이 주요 산업이자 거의 유일한 산업입니다. 곡류, 콩류, 코코넛, 빈랑자(?), 과일, 카사바, 칠리고추, 삼황 따위를 생산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안타까운 사실은 이 곳 환경이 무척 깨끗하고 아름다워서인지 그 주변들이 이미 관광지로 개발되어 있습니다. 이미 책으로까지 소개되고 있으며, 왕성한 영업 중인 유명한 호텔과 관광지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 조사를 통하여 알게된 안타까운 사실도 있습니다. 벵골 만, 안다만 제도의 원주민들이 쓰는 고유의 "안다만 언어"는 계통적으로 주변의 언어로부터 고립되어 있습니다. 아프리카의 반투 제어(Bantu諸語)와 유사한 명사의 유별(類別)을 볼 수 있으나, 소멸 직전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다.

   현장감 넘치는 생생한 동작들을 포착한 흑백사진

   대략  1870년도 즈음에  안다만 섬(Andaman Islands)에서 찍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30년도 훨씬 앞서서 찍은 것이어서 보관 상태도 깨끗하지 못하고, 색깔도 다소 변질되어 보입니다.    

  하지만 그런 점들이 더  매력적이며, 그래서 더 정겹고 푸근하게 다가오는 사진입니다. 무척 단순한 배경에 군더더기 없는 구성이 시선을 사로잡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물고기를 잡는 방법이 원시적이고 친환경적이어서 마치 어류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상황처럼 보입니다.

   화면의 전체적인 구성은 무척 단순해보입니다. 하지만, 주인공들의 시선이나 동작 하나하나를 자세히 살펴보면 무척 재미있기도 하고, 마치 사진 속 현장의 내용이나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처럼 화면 가득 꽉 찬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일치된 시선처리와 인물들의 일관된 동작이 마치 연출된 듯한 영화의 한 장면을 보고 있는 듯 합니다. 호수에 반사된 피사체의 선명한 모습과 오히려 잘 정돈된 정갈한 배경 처리에서 당시 사진 기술의 수준을 읽을 수 있습니다.  

     130년전 안다만섬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가 들려오는 흑백사진

   뿐만 아니라 인물들의 다양한 동작들 하나하나가 각각 다 달라서, 독자(관객)로 하여금 재미를 더해주고 있습니다. 직접 손으로 잡아야하며, 자연스럽고 현장감 넘치는 낚시 방법을 실제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서 사진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 화면 가득 따듯하고 풍부하게 다가옵니다. 그 보존 기간이 100여 년이 훨씬 넘은 아주 오래된 풍경이지만, 아직도 화면 속 안다만 섬 사람들이 살아있는 듯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보고 있는 독자로 하여금 함께 사진 속에 들어가 구경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줍니다. 더구나 근경의 낮은 바위와 중경의 고깃배, 그리고 배경으로 놓인 원경의 산이 거리감과 원근감을 살려주고 있어 가깝게 느껴지고 생생하게 다가오며 사진 속 공간의 깊이를 더해 주었습니다.

   볼수록 자꾸만 시선을 끄는 매력과 더불어 재미가 함께 있는 즐거운 사진입니다. 당시 안다만 섬 사람들의 건강한 삶을 엿볼 수 있으며, 당시 살아가던 이야기가 지금도 또렷하게 들려오는 작품이었습니다.


   밤샘 작업을 하고 맞는 새벽 미명과 아침이었습니다. 오늘도 조금 바쁠 듯 합니다. 이웃 블로거님들의 오늘 있을 좋은 이야기들도 많이 풀어주시길 기대합니다~


Posted by 초하(初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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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잘 지내시죠? ^^; 요즘 바쁜 분들이 많은 듯 하네요.
    자신의 일에 충실한 사람이 블로그도 잘 꾸려나가지 않나 싶어요.
    사진보고 안다만 섬이 어디있는지 궁금해져서 검색해보니까 인도의 벵골만
    남동부에 있다고 나오는군요. 아시아라고 해서 말레이시아 쪽이 아닐까
    생각했었답니다. ;)

  2. 겨울의 끝자락인지 아침에 눈이 내려서 기분이 묘했습니다.
    다른 분들의 블로그에 한참을 못다녔네요.
    일이 바쁘고 지치기도 해서 그런지 몰라도...
    제 블로그의 포스팅도 정성이 덜한 것 같아서...
    전에 생각했던 것처럼 되지 않아서 부족함을 많이 느끼는 하루였습니다.
    이제 또 주말이네요...^^

  3. 예술가나 문학가중에는『미상』이라는 이름을 가진 분들이 유독 많아요. 그분들 작품은 대개가 다 뛰어나서 나름대로 그 분야에서 독보적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더라고요. ^^

    평범해 보이는 사진도 막상 직접 찍어보려면 그 장면을 흉내 낼 수가 없더군요. 똑같은 장면을 바로 옆에서 같이 찍었지만 결과물은 극과 극이 대부분이더군요. 내공은 하루아침에 쌓을 수 없네요.

    130년 전에 찍은 것이라고는 상상이 안 갑니다. 역시 작자 『미상』이라는 분은 훌륭합니다.

  4. 아.. 저도 피핑톰의 어원은 알고 있었습니다.
    저런 건 참 아름다운 전설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우리나라에는 왜 아름다운 전설을 소재로 한 그림이 없을까요?

    • 반가운 파란토마토님, 오랜만인 듯 합니다.
      자알 지내셨죠?
      우리가 모르는 아름다운 우리 전설들이 있는지, 저도 함 찾아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ㅎㅎ
      편안한 휴일 보내시길~~

  5. 비밀댓글입니다

    • ㅎㅎ 감사하구요, 영광입니다.
      현재로선 시간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프로필이나 소개글, 사진 등은 사실에 입각해 알아서 편집해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