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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주위엔 중국인 유학생들이 많습니다. 남녀를 막론하고 그들은 "한국어가 너무 어려워요"라는 한결같은 말을 합니다. 저도 우리말을 알면 알수록, 우리글을 써보면 써볼수록, 또 이렇게 블로그를 관리하여 글을 올릴수록, 글쓰는 일이 더 어렵고 간단하지 않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한글, 우리말과 언어를 바로 알고 정리하는 즐거움

   그러나 이렇게 우리말을 바로 알고 새롭게 정리해보는 일에는 분명 크고 남다른 즐거움이 있습니다. 앞으로 이 "With Hangeul"이라는 게시 목록을 통하여 우리말과 글에 대한 다양하고 재미있는 무한한 이야기들을 어떤 제한도 없이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오늘 소개하는 "뿌리(어원)"에 관한 말들을 비롯하여 "맞춤법", "관련말", "고운말", "바로쓸 우리말" 등 그동안 정리해 두었던 다양한 내용들을 올려 나눌 것입니다. 오늘 글은  [우리말뿌리]라는 소제목으로 다시 분류하여 관련 글들을 연속으로 소개하겠습니다,

   이처럼, 우리 말에 대한 근원이나 쉽게 틀리기 쉬운 말 등 한글과 관련하여 언어에 깃들어 있는 정신과 문화까지 찾아 보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말들을 살피다 보면 선조들의 삶과 우리의 역사도 함께 엿볼 수 있어 특히 더 재미가 있고 언어에 숨어있는 그 깊이와 맛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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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수 목판그림, 백성의 소리, 하늘의 소리, 1992, www.mokpan.com



   무슨 거창한 "한글 공부"를 한다기 보다는 우리가 자주 쓰는 우리말을 바로 알고 사용하자는 생각에서 출발합니다. 그냥 부담없이 한번 씩 주-욱 읽어보면서 잘못 알고 있거나 착각하고 있는 내용들을 점검하고 정리하는 즐거운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오늘 함께 나눌 뿌리에 관한 첫번 째 낱말은 "총각"입니다. 제 방을 찾아주시고 이 글을 살펴보는 분들 가운데에도 총각이 많을 줄 압니다. 바로 그 "총각"의 뿌리를 따라가 봅니다.


   아래에 정리한 내용은
국립국어원에서 발행하고 있는 <쉼표, 마침표.>라는 우리말 소식지에서 실렸던 것입니다. 이는 홍윤표(연세대학교 교수)가 쓴 글을 제가 다시 발췌하여 요약하고 마무리하였습니다.

   "총각하다", "총하다"라는 말로도 활용되는 '총각'이라는 단어, 알고 보면 참 재미있습니다. 부담없이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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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수 목판그림, 소년, 1992, www.mokpan.com



  ‘총각’이란 낱말은, 본래 '상투를 틀지 않은 남자(男子)'란 뜻으로, ‘결혼하지 않은 성년 남자’를 이르는 말입니다. ‘총각’은 한자로는 ‘거느릴 총(總)’, ‘뿔 각(角)’을 써서 ‘總角’으로 적습니다.

     총각, 머리를 땋아서 두 뿔 모양으로 묶는 일

   이 말은 15세기 문헌에서는 ‘머리를 땋아서 묶는 일’이라는 뜻으로 쓰였습니다. 동사인 ‘총각하다’도 쓰였는데, ‘(성인이 되기 전에) 머리를 땋아 두 뿔 모양으로 묶다’라는 뜻이었습니다.

   ‘총각’의 이러한 의미는 문헌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총(總)하다’는 <소학언해>에서 ‘비단을 찢어서 상투 밑을 매고 남는 것은 뒤에 드리우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고, ‘角’은 <사성통해>에서 ‘상투’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한편 <신자전>에서는 ‘총각’을 ‘쌍상투’라고 풀이하고 있습니다.

   상투는 성인 남자가 머리털을 끌어올려서 정수리 위에 틀어 감아 삐죽하게 맨 것을 말합니다. 대개 망건을 쓰고 동곳을 곶아 맵니다.

   그러나 조선시대 26대 고종 32(1895년)년 11월에 단발령이 발표되었고, 이에 상투를 깎게 되면서 없어진 문화입니다. 현대에 와서 또 다르게 쓰이는 상투는 최고로 오른 주식 시세를 속되게 이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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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수 목판그림, 소녀, 1992, www.mokpan.com



   이처럼 15세기의 ‘총각’은 머리 모양을 가리키는 말이었습니다. ‘총각’이 오늘날과 같은 ‘결혼(結婚)하지 않은 성년 남자(男子)’, ‘혼인 전의 남자’를 뜻하게 된 실례는, 아래와 같이 19세기 말의 문헌에서 처음 찾아볼 수 있습니다.

      (1) 총각 總角 총각아 總角兒 [한불자전(1880년)]
      (2) 총각(總角, 成童) 노총각(老總角) [국한회어(1895년)]
      (3) 나탁  즉시 갑쥬를 졍졔고 슈렴동으로 즛쳐오니 가장 용총각이오[셔유긔(19세기)]

     총각, 결혼 전의 성년 남자

   국어사전에는 1920년에 간행된 <조선어사전>과, 문세영의 <조선어사전>(1938년)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즉 ‘관례를 행하지 못하고 머리털을 땋아 늘인 남자’로 뜻풀이되어 있습니다.
 
   이 '총각'이라는 말은 현대에서도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혼인(婚姻)할 나이가 훨씬 지난 총각(總角)을 가리키는 '노총각(老總角)', '‘떠꺼머리총각’, '엄지락총각(떠꺼머리총각의 북한말)' 등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한편 ‘총각김치’는 ‘굵기가 손가락만한, 또는 그보다 조금 큰 무를 무청째로 여러 가지 양념을 하여 버무려 담근 김치’를 뜻합니다. 이 때의 ‘총각김치’라는 이름도 쌍상투를 연상할 수 있는 모양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혹, 이 글을 읽고 계신 분 가운데에도 머리를 땋아서 두 갈래로 묶은 분이나(총각), 상투를 틀고 있는 분(결혼한 남자)이 계실까요? ^!^  궁금합니다...!!
 

Posted by 초하(初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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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우리말공부는 늘..해도 해도 끝없네요 ㅋ

    • 핑키님 다녀가셨네요.
      다 알고 있고 잘 알고 있다고 늘 생각해서 그런지 헷갈리는 우리말들을 만나면 더 당황스럽고 어렵게 생각되는 것 같아요.
      잘 지내시죠?

  2. 총각김치는 아줌씨들이 좋아해서(?) 그 어원을 유추했었는데 그런 뜻이 있었군요.
    2탄은 "각시"의 어원이 나올 것 같네요.

    오늘 높으신 분이 백일을 맞는다고 하는데 비가 억수로 내리고 있네요.

  3. 이야 새로운 걸 알았네요 ^^ 한글, 정말 어렵습니다. 전공은 아니지만 본의 아니게 일반 국어생활이나 지식국어를 많이 공부해야 하거든요. 근데 가끔은 오히려 영어나 다른 외국어보다 더 어렵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ㅠㅠ 하지만!! 그래도 꼭 해야 하고 지켜야 하는 것이 한글이죠!!!

    • 오랫만에 뵙는 이리나님, 저도 처음 총각의 어원을 알고는 신기하고 재미있었답니다.
      한글과 가깝게 생활하고 관심이 많은 분이었군요.

      잘 지내고 계시죠? 건강하시죠?

  4. 비밀댓글입니다

    • 네. 덕분에 저도 잘 지냈답니다. 한 주 동안 많이 바쁘셨던가 보군요. 그 바쁜 와중에도 자료 찾아 정보주시니 어떻게 감사를 드려야 할지요... 바쁘신데 폐를 끼친 것은 아닌지 염려도 되었습니다. ^^
      설마, 벌써 장마 기간이 시작된 것은 아니겠지요... 요즘 비소식이 자주 들립니다. 역시 건강 먼저 챙기시길 바랍니다.

  5. 얼마전까지만 해도 시끄러웠던 영어몰입교육이라든가, 귀여니를 필두로 한 이상한 외계어들의 남용을 보면 참 안타깝습니다. 옆나라 일본은 자국언어를 널리 알려서 관상어 이름조차도 원래 이름보다 일본어 이름으로 굳어진 상태고 그런데요. 프랑스도 자국언어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데, 우리나라만 유독 그렇질 못해 안타깝네요.

    위에 목판은 좋은 생각 볼때 자주 나왔던 거 같아요.

    • 아도니스님, 주말 좋은 계획 있으신가요?
      우리말 정책의 부재가 아닐까하는 개인적인 생각을 해봅니다. ^^
      위 이철수님의 목판그림은 "좋은 생각" 잡지 뿐만 아니라, 오마이 뉴스의 엽서 편지를 비롯하여 오래 전의 말지나 이미 여러 매체에 다양하게 소개가 되었었기 때문에 관심이 있다면 많이 보았을 것입니다. 익숙하지요??

  6. 총각김치가 왜 총각이 붙었나 했더니 저런 어원이 있었군요.

    • 오랜만에 뵙는 메이아이님, 잘 지내셨죠?
      저도 총각이란 우리말의 뿌리를 정리하며 새로운 사실을 알고 낱말을 만드는 선조들의 지혜도 엿볼 수 있어 더 재미가 있었답니다.

  7. 가만히 생각해보면 결혼 유무에 따라 머리모양을 바꿔야 하는 문화도 참 독특한 문화네요.

    • foog 님 잘 지내시죠?
      지금도 그런 풍습이 조금은 남아 있어서, 아저씨 스타일과 총각 스타일의 머리가 따로 있는 것처럼 느껴지고 구분되는 것도 그런 영향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

  8. 저는 총각이 순우리말인 줄 알았는데...흠.
    ...여기서 약간 실망(?)..^^
    그나저나 "총각"...지금생각하니 참 듣기 좋은말이었습니다.^^

    • 반가운 한상천님, ^^
      저도 사실 처음에는 그랬습니다.
      더불어 위 사실을 알고나서 "총각"에 대한 더 좋은 느낌을 갖게 되었답니다.
      어이, 거기 총각 ? ^^

  9. 총각...전.. 빨리 상투를 틀고 싶어요..ㅜ.ㅜ

  10. 재미난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위엣분처럼 빨리 상투틀고 싶군요. ^^

    • 상투틀고 싶은 펀펀데이님, 반갑습니다.
      재미있게 뿌리말에 대해 읽어주셨다니, 제가 더 고맙습니다.
      먼저 총각머리부터 땋아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

  11. 재미난글 잘 보았습니다.긴머리 상투를 틀려면 3년은 길러야 한데요

  12. 좋은 글 고맙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 펴낸 글을 보기로 드셨는데, 사실 국립국어원은 한자파들이 꿰차고 있는 기관입니다.
    보기를 드신 '총각'만 해도 국립국어원에서는 한자로 풀고 있는 듯하나 이는 우리 한자(즉 이두표기)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중국이나 일본에서 이런 한자를 쓴 적이 없다는 것으로 미루어 어림할 수 있습니다.
    이런 얘기는 제 글, <‘우리말 안에 한자말이 70%’라는 시커먼 거짓말> http://2dreamy.tumblr.com/post/7004981532/70 을 한번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