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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을 준비하면서 앞에서 종교그림으로 "십자가 위의 그리스도"와 관련하여 소개했던 작품들과 화가들을 다시 세어보니, 그림 관련 기억과 미리 짐작한 생각보다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꼭 4편의 작품들과 그 작품의 4명의 화가, 곧 에밀 놀데(Emil Nolde, 독일, 1867. 8. 7-1956. 4. 15)카스파 다비드 프리드리히(Caspar David Friedrich, 독일, 1774~1840), 조바니 벨리니(Giovanni Bellini, 이탈리아, 1430-1516), 그리고 에드바르트 뭉크(Edvard Munch, 노르웨이, 1863-1944)"십자가"를 소개하였던 것으로 검색되었습니다.

   오늘도 그 동안 이 앞에서 감상해왔던 "십자가" 소재의 또 다른 색채의 그림을 더 소개합니다. 쉽게 만날 수 없는 독특한 느낌의 목판 그림으로, 여류 화가인 한스 발둥-그리인(Hans Baldung-Grien, 독일, 1484-1545)의 그림 한 점을 함께 나누어 감상하려고 합니다.

     쉽게 만날 수 없는 목판화, 한스 발둥-그리인의 "십자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르게, 결코 화려한 색채의 컬러가 아닌 흑백의 목판 그림이므로, 또 다른 독특한 느낌을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림의 주변이 아닌,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느낌과 그 단순한 목적만을 깔끔하게 전달하는 강한 매력이 있습니다.

   무색무취의 담백하고 정갈한 차 한 잔을 마신 듯, 강한 인상과 감동을 받게 될 것입니다. 흑백 사진 한 장을 보는 것 같기도 한, 아래 그림은 "
ARC"를 참조하였으며, 앞에 덧붙인 발둥 그리인에 대한 소개와 약력은 브리태니커사전과 "Olga's Gallery",  "WGA", 그리고 "Webmuseum"의 소개 내용을 번역, 다시 종합, 정리한 것이므로, 감상에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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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르츠(Don Kurtz)가 제공한 발둥-그리인의 초상

   사실, 우리들에게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화가입니다. 하지만, 한스 발둥-그리인은 북부 르네상스 미술의 가장 뛰어난 인물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그녀는 1484년, 지금 독일의 쉬배비쉬 그뮌트(Schwäbisch-Gmünd)에서 태어났습니다. 20살 되던 해인 1503년에서 1507년까지 뉘른베르그(Nürnberg)에서 알브레히트
뒤러(Albrecht Durer, 독일, 르네상스 시대의 가장 위대한 화가)의 제자로 미술교육을 받았습니다.

   그러므로 그의 초기 작품에는 스승인 뒤러의 영향이 뚜렷이 보입니다. 그러나 악마적인 활력을 지닌 후기 양식에서는 오히려 마티아스 그뤼네발트(Matthias
Grünewald, 독일, 1470-1528)의 영향에 더 가까운 화풍을 볼 수 있습니다.

   그의 명함은 화가이자 목판화가요, 도서 제조업자, 그래픽 디자이너, 스테인드 글라스 아티스트로 활동하기도 했을 만큼, 다양합니다. 그러므로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는 그의 작품은 아담과 하와, 마리아와 아기예수, 십자가 등 종교화를 비롯하여 초상화에서 태피스트리(tapestries)와 스테인드글라스(stained glass) 도안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고 무척 다양합니다.

     뒤러와 그뤼네발트의 영향을 받았던 발둥-그리인

   앞으로 더 소개할 계획인데, 풍경과 인물, 빛, 색채를 고요함과 결합시킨 동정녀 마리아의 그림이 특히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반면에 오늘 아래 소개하는 그림처럼, 원숙기의 초상화는 불길한 느낌을 담고 있기도 하며, 오히려 세련된 대가의 솜씨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1509년 이래로 작가는 거의 스트라스부르그(Strasburg)에 살면서 주로 작품 활동을 하였습니다. 그 후, 1512년에서 1517년까지 독일의 프라이부르크 임 브라이스가우(Freiburg-im-Breisgau)서 살면서 활동하였습니다.

   이 때 발표하였던 가장 유명한 회화작품으로, 그 곳 대성당(Freiburg Cathedral)에 있는 중앙제단 그림을 남겼습니다. 이것은 성가대석 스테인드글라스의 도안으로도 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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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Crucifixion, 1511, Woodcut), 136 1/2 x102 1/4 inches(347x260 cm), Germanisches Nationalmuseum, Nuremberg, Germany ⓒ 2008 MBaldung-Grien



   이렇게 감상하고 있는 것처럼, 생기넘치는 그녀의 소묘와 동판화, 목판화 등도 오늘날까지 적쟎이 전해지고 있어서 그의 회화에 못지 않게 주목할 만합니다. 그의 판화 작품에는 '죽음의 무도' ,  '죽음과 소녀'라는 주제가 빈번하게 등장합니다.

     연필 스케치를 보는 듯, 정밀하게 묘사한 판화

   또한 종교개혁의 초기 지지자로서 마르틴 루터가 비둘기 형상을 한 성령의 보호를 받는 내용의 목판화를 제작하였습니다. 1510년 즈음에 그뤼네발트가 청탁받았던 "성모 마리아의 수락(Assumption of the Virgin )"이란 그림이, 최근 뒤러에 의해 완성되기도 하였습니다.


   발둥 그리인은 또한 스트라스부르 시의회의 의원이었으며 주교관구의 공식적인 전속화가였을 만큼 당시에 화가로서도 인정받았습니다. 그의 작품들은 현재 엘자흐 교회와 바젤, 카를스루에, 쾰른, 프라이부르크, 뉘른베르크 등지의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오늘의 위 그림을 살펴보면, 묘사도 매우 정교하고 명암도 무척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처리되어 있어 연필스케치가 아닐까하는 착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는 목판그림이 확실합니다. 이렇듯 판화라기에는 믿기지 않을 만큼 무척 세밀하고 정교하게 묘사된 판화 작품입니다.

   이는 다채로운 컬러도 아니며, 결코 화려하지도 않은, 흑백의 단색 그림입니다. 그래서 십자가의 그리스도를 바라보며 눈물흘릴 수 밖에 없는 주변 사람들, 특히 앞에 배치된 세 주인공들의 슬픈 심경과 표정, 그 공포스런 분위기가 가장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양 손에 못을 박힌 채 화폭 중앙에 십자가에 매달려 있는 예수의 묵묵한 표정도 생생하기만 합니다. 또한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듯, 그 바로 아래 여인으로 보이는 세 사람의 슬픈 표정이 극적으로 매우 강조되어 있습니다.

     주목받고 있는 목판 그림, 십자가에 못박힌 공포

   이 모든 상황과 전체적인 분위기의 어둡고 우울한 분위기를 짙은 명암으로 강조하였습니다. 성경에 묘사되어 있는 표현을 빌리자면, 하늘도 빛을 잃고 온 땅에 어둠이 내렸던 당시의 상황을,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눈에 선하게 직접적으로 펼쳐지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또한 화폭의 구성이 어색할 만큼, 예수와 애도하는 세 명의 주인공들의 거리를 1m 남짓 무척 가까운 구도로 밀착시켜 새겼습니다. 이렇게 구성함으로써, 멀게만 느껴지는 신이 아닌 인간 예수로서의 인자하고 애정어린 모습을 특별히 더 강조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그래서인지 그림을 보고 있으면, 무척 가깝게 느껴지고 친근하게 직접적으로 다가옵니다. 또한 인간적인 느낌이 강하며, 사람 냄새가 짙게 베어 있습니다. 그래서 또한 부담없이 감상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더불어 채색화나 소묘가 아닌 판화, 곧 위 목판 그림을 통하여 한스 발둥-그리인이 강조하고자 했던 것도 바로 이 점입니다. 즉 "그리스도의 고난이 아닌, 인간 예수의 고통과 인간적인 공포"가 마치 지금 이 시대에 내가 직접 겪고 있는 "인간의 고통"으로 실감나게 느껴지고 생생하게 전해져옵니다.

   한스 발둥-그린의 그리스도에 관한 그림 한 점으로 인하여 인간 예수의 고난을 피부로 느껴볼 수 있는 감상이었습니다. 유화나 수채화와는 달리, 판화, 특히 목판화만의 특징을 살렸으며, 그 특징과 단순한 흑백의 강한 느낌을 활용하여 "극단적인 공포의 감정"만을 진솔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감정을 매우 극단적으로 묘사했던 "뭉크"의 표현주의 그림들이 겹쳐지기도 하고, 생각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인간의 고통이나 고난에 대해서도 또 깊이 생각해보게 되는 밤입니다...


Posted by 초하(初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