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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또 다른 주말이 시작되었습니다. 비를 구경 못하는 장마여서인지, 주변 어른들은 "마른 장마"라십니다. 오늘도 비를 볼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오늘 감상할 아래 그림은 처음으로 소개하는 로드 프레더릭 레이턴(경)(Lord Frederick Leighton, 영국, 1830-1896)의 작품입니다. 성경의 일화를 렘브란트(Rembrandt Harmenszoon van Rijn, 네덜란드, 1606-1669)의 그림으로 함께 감상한 적이 있는 "다윗(David)"을 소재로 한 낭만적인 분위기의 종교그림입니다.

     삶을 뒤돌아보게 하는 낭만적인 종교 그림    

   오늘의 그림과 레이턴에 관한 약력은 브래태니커 사전과 "ARC(http://www.artrenewal.org)", 그리고 "주제로 보는 명화의 세계(Alexander Sturgis 편집, Hollis Clayson 자문, 권영진 옮김, 마로니에북스)", "천년의 그림여행(Stefano Zuffi, 스테파노 추피 지음, 예경)"을 참고하였으며, 원문을 번역, 정리한 것입니다. 직접 방문하시면, 작가의 더 다양한 그림들도 감상하실 수 있으므로 참조하시길 바랍니다.

   아래 작품은 본래 크기의 큰 그림으로 준비하였으므로 클릭하여 실감나는 감상을 하실 수 있습니다. 또한 컴의 바탕화면이나 블로그의 첫 화면으로도 활용하여 감상하실 것을 적극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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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턴(경)은 칭송받던 영국의 고전주의 화가이자 조각가, 일러스트 화가였으며 작가로도 활동했습니다. 빅토리아 여왕시대의 예술(Victorian art)을 선도했던 인물이며, 귀족 출신의 첫 미술가였습니다.

   거의 20년 동안이나 그는 왕립 미술원(the Royal Academy of Arts)의 원장을 엮임했으며, 두터운 신망으로 그의 임기 동안에는 경쟁자가 없었을 만큼 성공한 화가였습니다. 그는 맡겨진 임무를 양심어린 공평함으로 당당히 수행하였던 것입니다.

 ▲ 쿠르츠(Don Kurtz)가 그림으로 제공한 레이톤의 초상화
 ⓒ 2008 Leighton
 

   그는 아래 그림의 달의 여신, "포이베(Phoebe)"나 동양학자이자 탐험가였던 "버턴(Richard Burton)"의 초상화에서 확인 수 있는 것처럼, 뛰어난 초상화가(portraitist)였습니다. 또한 초기의 젊은 시절을 독일과 이탈리아에서 보냈던 지성적이며 국제적인 인물이었습니다.

   레이턴은 1830년 12월 3일에 영국 북동부에 있는 요크셔(Yorkshire) 주, 스카버러(Scarborough, England)에서 태어났으며, 일생을 대부분 영국에서 보내다가 67세의 나이로 1896년, 런던에서 사망하였습니다. 그의 가족은 할아버지가 러시아 왕가에서 의사(physician)로 일했으며, 그의 아버지도 또한 의사(Doctor)였을 만큼 재정적으로도 풍족한 생활을 하였습니다.  

     빅토리아 시대의 예술을 선도했던 귀족 출신의 예술가

   그러므로 그의 나이 10대 초반에 베를린 예술 학교(the Berlin School of art)에 등록하여 미술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그 다음 해에 이탈리아의 중부도시, 플로렌스(Florence)에 있는 예술원(Art Academy)에도 등록하여 다양하게 수학하였고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었습니다.

   그의 나이 26세 되던 해인 1855년에도 플로렌스 지방과 로마에서 지내며 방대한 작품들을 생산하였습니다. 이런 국제적인 활동으로 나자렛(Nazarenes)과 이탈리아 르네상스 화가(Italian Renaissance painters)들에게 영향을 주었으며, 당대에 대부분 그의 폭넓은 영향을 받지 않은 화가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 결과 왕립미술원에 전시되었던 "치마부에의 성모(Cimabue's  Celebrated Madonna)"라는 작품은 당시의 빅토리아 여왕(Queen Victoria)이 구입하기도 하였습니다.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았던 많은 후대의 사람들이 지금도 전해지고 있는 레이턴의 인상적인 고전주의 그림들을 "1870년대를 대표하는 장식미술"이라고 평가하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레이턴은 평생을 독신으로 살았습니다. 또한 그의 중년에는 난청이 발병하여 왕립 미술원장직을 퇴직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일생동안 정력적으로 활동하였으며, 근면함과 성실함으로 그림에 몰두하여 후대 화가들의 화풍에 많은 영향을 남긴 화가입니다. 67세되던 해인 1896년, 그의 장례식은 성 바울 대성당(St. Pauls Cathedral)에서 치뤄져 안장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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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의 여신, 포이베(Phoebe), 22 x 24 inches (55.88 x 60.96 cm), Collection of Fred and Sherry Ross, USA ⓒ 2008 Leighton



   무척 평화롭고 여유로워보이는, 아래 그림은 " 다윗(David at rest)" 을 소재로한 인물화이자 풍경화라 할 수 있습니다. 주인공인 그림의 인물이 다윗이겠지요. 예수 이전의 역사를 기록한 성경, 구약에 너무도 유명한 그의 일화들이 전해지고 있어 대부분 잘 아실 것입니다. 그래서 여기서는 다윗에 대해 간략하게만 되짚어 보겠습니다.  

     위대한 왕이요, 뛰어난 시인이었던 다윗 임금

 
어릴적부터 아버지의 직업을 이어받아 목동으로 자랐던 미소년 다윗은, 적국이었던 블레셋의 장군, 골리앗과 직접 맞붙어 싸우겠다고 나서는 용기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 대결에서 양들을 돌보며 평소 닦았던 돌팔매질을 이용해 적장 골리앗의 이마에 돌을 정확히 맞힘으로써, 그 전쟁에서 자국을 승리로 이끌었던, 성실하면서도 용기있고 운도 좋은 사나이였습니다.

   그 뒤에도 출장하는 전쟁터마다 늘 승리로 이끌었으며, 그런 업적과 국민들의 신임이 두터워지면서, 결국 이스라엘의 왕위에까지 오른, 역사적으로도 위대한 인물입니다.  먼 훗 날, 예수의 조상이며 아브라함의 후손이기도 하고, 그 지혜가 세상 곳곳 널리 알려진 솔로몬 왕의 아버지이기도 합니다. 

   문학적인 면에서 살펴보면, 성경의 시편 150 편 가운데 가장 많은 73 편을 지었을 만큼, 뛰어난 시인이기도 합니다. 또한 비파와 하프를 연주하고 즐겨 감상하였으며, 합창단과 연주단원을 조직하여 전장에서 돌아오는 병사들을 노래로 환영하였을 만큼, 감성이 풍부한 음악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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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식 중인 다윗(David at rest), Oil on fabric, 1865, Cleveland Museum of Art, Cleveland ⓒ 2008 Leighton



     그런 그에게도 그늘은 있었습니다.  다윗에게 왕의 자리를 물려준 사울왕의 존재를 늘 경계하며 살아야 했으며,  왕궁에서 우연히 훔쳐보게 된, "우리아" 장군의 아내, "밧세바"에게 반하여 그녀를 탐닉하기도 했던, 나약한 한 인간이었습니다.  생전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전을 지어 신께 바치고자 소망하였으나, 그러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했던,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욕심많은 나그네였던 것입니다.

   위 그림을 감상하며 자세하게 살펴봅니다. 바닥의 양탄자, 전망 좋은 풍경, 벗어 한 켠에 기대어 놓은 왕관, 그리고 그의 다소 느슨해진 여유로운 자태 등이 맞춤인 듯, 마치 연출하여 사진을 찍어 놓은 듯, 적절하게 매우 잘 어우러진 작품입니다. 전체적인 색채의 배합도 붉은 빛으로 통일하여 단조로우면서도 무척 우아하고 멋스럽기도 하며 또 매우 아름답습니다.

     다윗의 일상과 일생을 동시에 표현한 인물화

   단색의 우아함과 고급스런 질감의 긴 옷이 다윗의 수염과 조화를 이루어 매력과 멋스러움을 더하였습니다.  하지만 배경으로 묘사된 노을진 풍경과 하늘을 바라보며 감상하는 다윗의 눈빛만은 그의 젊음과 열정을  연상시키는 듯 매우 또렷하게 살아있습니다.

   더불어 백성을 향한 정치와 관련 업무를 마친 뒤, 크나큰 왕궁의 외진 궁정, 옥상에서 하루를 마감하며 쉼을 누리고 있는 다윗의 노곤한 일상이 잘 드러난 대작입니다.  또한 다윗의 일생을 연상하게 만들며, 우리네 인생의 뒤안길까지 떠올려보고 상상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다윗이 왕위에 있던 말년의 어느날 저녁 무렵, 일을 마치고 지는 해와 노을진 하늘, 노을이 조명이 되어 더욱 풍성해 보이는 솜털같은 하얀 구름을 감상보며 명상에 잠겨있는 모습입니다.  살아 움직이고 있는 듯한 구름에서 그의 왕성했던 젊은 시절을 엿볼 수 있으며, 팔 벌려 세상을 품어 안고 있는 듯한 황금빛 하늘에서 평화롭고 여유로운 현재의 삶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또 한편, 꾹 다문 입과 해 넘어가는 하늘로 비상하는 듯한, 비둘기 형상의 구름을 응시하고 있는 눈빛, 오므려 움켜 쥔 양 손, 상념에 젖어 있는 모습입니다. 이에서, 영화로운 그의 삶 뒤에 숨겨져 있는 인간적인 모습도 엿볼 수 있습니다.  

   또한 모든 게 풍요롭고 화려해보일 것만 같은 다윗 왕에게도 서쪽 하늘로 지는 해나 노을과 닮아 있는 인간본연의 모습이 있음을 독자(관객)들에게 인지시켜 주고 있습니다. 이를 깨닫고 있는 듯, 숙연한 다윗의 마음도 또한 엿볼 수 있습니다.

    화려하고 아름다우면서도 왠지 쓸쓸하기도 한 장엄한 풍경 앞에, 감상하고 있는 독자들 모두 숙연해지게 만드는 그림입니다.  마치 우리 모두의 삶을 돌아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며, 내 인생의 뒤안길이 떠오르게 만드는 그림입니다.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다윗에 대한 한 권의 책을 읽고 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작품입니다.  

             

Posted by 초하(初夏)